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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귄 지 3달쯤 됐을 때,
난 아직 그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주저하고 있었다.
연애 경험이 거의 없어서,
손을 잡거나 가끔 안아주는 것만으로도
심장이 터질 듯했거든.
심지어 그녀는 나보다 세 살 어렸고,
왠지 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.
어느 날 주말,
우리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으며
가볍게 와인 한잔을 하게 됐다.
분위기가 좋아질 무렵
그녀의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걸 보니,
뭔가 살짝 취한 듯 보였다.
그런데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다.
‘이런 순수한 친구를 앞에 두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…’ 하며
마음을 가라앉히고,
그녀가 더 취하기 전에 물 한 잔을 건네고
조심스럽게 침대로 데려다 눕혔다.
그렇게 한참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다 잠이 들었는데,
새벽 3시쯤 깨고 보니,
그녀가 내 어깨에 살짝 기대어 눈을 뜨고 있는 거다.
순간 마음이 설레면서도 당황스러웠지만,
그녀가 살며시 웃으며
"이제 그만 조심하지 않아도 돼,"라고 말하는데…
그 말 한마디에 머리가 하얘졌다.
눈을 피하려 했지만, 그
녀가 손을 내 손 위에 살짝 올리며 웃는 모습에
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.
그날, 난 내 여자친구가 생각보다 더 어른스럽고
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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